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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가을, 그리고 와인의 낭만
깊어가는 가을, 그리고 와인의 낭만
  • 고재윤 교수
  • 승인 2024.11.04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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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가을,
그리고 와인의 낭만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 투어를 하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고 한다. 미국 와인 투어 중에 나파 밸리(Nava Valley)의 투어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세계 최고의 와인 명소 중 하나이며 400개가 넘는 와이너리가 포진돼 있다. 와이너리에서 산책하고 와인 메이커와 와인 양조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수상 경력에 빛나는 나파 밸리 와인을 마시며 언덕 아래 펼쳐지는 나파 밸리의 포도밭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됐다. 야외 시음 공간은 100종 이상의 식물과 꽃이 있는 아름다운 정원 내 언덕을 따라 테라스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또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평범함을 뛰어넘는 음식과 와인의 페어링(Pairing)의 미각 경험을 발견할 수 있었다.


롬바우어 빈야드(Rombauer Vineyards)는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사랑받는 와인 브랜드 중 하나다. 포트폴리오에 베스트 셀러인 카르네로스 샤르도네(Carneros Chardonnay) 화이트 와인은 미국 내 1위로 유명하므로 꼭 방문해 시음하고 싶었다. 캘리포니아 샤르도네의 대명사로 불리는 롬바우어 샤르도네 화이트 와인은 총 5번에 걸쳐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 ‘톱 100’ 리스트에 랭크됐다.
롬바우어 빈야드를 방문했을 때 아름다운 여직원이 우리를 맞아 주었다. 몸에 서비스가 배어 있었고 친절하고 와인 지식이 풍부했다. 매우 긍정적인 마인드로투어 내내 즐겁게 해주었다. 롬바우어 빈야드의 스토리텔링, 와인 양조시설, 오크통 셀러가 있는 동굴, 와인 셀러와 아름다운 정원에서 와인 시음까지 완벽하게 소화했다.

 

1970년 롬바우어 빈야드는 캘리포니아 출신의 전(前) 공군과 민간 항공기 조종사였던 코너 롬바우어와 그의 아내 조안이 처음으로 와인 양조에 발을 들인 후 1972년 두 자녀, 두마리의 말, 다섯 마리의 개와 함께 보스턴에서 캘리포니아의 나파 밸리로 이사를 했다. 코너 롬바우어 부부는 음식과 와인의 친밀한 관계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품고 나파 밸리에 도착했다. 코너 롬바우어 부부의 감사하는 마음은 코너 롬바우어의 큰고모 이르마 롬바우어(Irma Rombauer)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요리책인 ‘Joy of Cooking’을 저술한 것과 그의 조상들이 와인이 식사에  필수적인 음료로 생각하는 독일 라인가우의 와인 재배 지역에서 살았던 영향이라고 했다.

1980년 롬바우어 빈야드를 설립했고, 1982년 현재의 와이너리를 건축하고 첫 빈티지 와인을 생산했다. 롬바우어 가족은 캘리포니아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세인트 헬레나의 언덕 위에 집을 구매한 후 와인 양조를 시작했다. 롬바우어는 40세가 됐을 때 국가방위군과 브래니프 국제 항공(Braniff International Airways)의 화려한 비행 경력에도 새로운 삶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자신이 좋아하는 와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롬바우어는 가족을 부양하는 동시에 아내 조안은 나파 컬트 와인의 원조인 세이퍼(Shafer) 와이너리, 1976년 프랑스 파리의 심판에서 레드 와인 1위를 차지한 스택스 리프 와인 셀러에서 양조 기술을 쌓았다.
1982년 첫 빈티지를 생산하면서 ‘롬바우어 브랜드와 가족은 품질과 성실성을 바탕으로 명성을 쌓아 가겠다.’는 철학을 갖고 있었다. 코너 롬바우어 부부는 자신들이 좋아하는 품종, 특히 샤르도네와 카베르네 소비뇽 포도 품종에 집중했고, 자신의 와이너리를 찾아오거나 와인을 구매해 주는 고객에게 환대와 열정으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특히 나파 밸리 와인 기준으로 보면 롬바우어 빈야드의 와인 가격은 상당히 합리적이고 가성비가 뛰어났다.

롬바우어 빈야드는 지속해서 성장했다. 코너 롬바우너는 항상 밝고 활기찬 성격으로 고객들을 즐겁게 해주었고, 조안은 헌신적으로 내조했다. 2002년 조안
은 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코너 롬바우어는 2018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사업에 정열을 바쳤다. 그 후 아들인 밥 크네벨이 경영을 이어받았지만, 2023년 10
월 미국의 거대 와인 기업인 갤로(E&G Gallo) 와인에 매각했다. 그러나 롬바우어 빈야드의 와인 양조와 포도 재배 책임자인 리치에 알렌이 잔류했다. 오늘날
롬바우어 빈야드는 나파, 소노마, 시에라 산기슭에 약 350헥타르의 포도원을 소유하고 있으며, 약 500만 병을 생산하고 있다. 롬바우어 빈야드는 매년 국제 와인 품평회에서 수상 경력에 빛나는 샤르도네,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진판델, 소비뇽 블랑, 피노 누아를 생산하고 있다.

롬바우어 빈야드의 첫 와인은 1980년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이었다. 오늘날의 카베르네 소비뇽 레드 와인은 쁘띠 베르도와 카베르네 프랑을 블렌딩해 최고의 보석처럼 와인 맛으로 명성이 높다. 샤르도네 화이트 와인도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다.

 

필자는 이곳에서 6개의 와인을 시음했다. 그중에서 롬바우어 빈야드 프로프리터 셀렉션 샤르도네 2021(Rombauer Vineyards Proprietor Selection Chardonnay 2021)과 롬바우어 빈야드, 메를로 2022(Rombauer Vineyards, Merlot 2022)가 매우 인상 깊었다. 롬바우어 빈야드 프로프리터 셀렉션 샤르도네 2021(Rombauer Vineyards Proprietor Selection Chardonnay 2021)는 연노랑의 컬러, 아로마는 바닐라, 꿀, 흰꽃, 리치, 그레이프푸루트, 라임셔벗, 정향, 레몬, 복숭아 등이 나타난다. 마셔보니 달콤한 복숭아, 정향, 갓 구운 페이스트리 풍미가 풍부하고 강렬하다. 밝고 상쾌하고 생동감 넘치는 산미가 더 많은 석류 풍미로 이어지며 매우 길고 농축된 마무리와 균형감이 탁월했다. 음식과 와인의 조화는 생선회, 스시, 조개구이, 생굴, 파스타 등을 추천한다.


롬바우어 빈야드, 메를로 2022(Rombauer Vineyards, Merlot 2022)는 35%의 새 프렌치 오크에서 17개월간 숙성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진한 레드 컬러에 아로마는 블랙 커런트, 레드 플럼, 바닐라, 모카, 초콜릿, 말린 블랙베리, 체리, 민트 등이 나타난다. 마셔보니 입안에서는 블랙베리와 함께 따뜻한 파이 크러스트의 풍미가 폭발력이 있다. 긴 여운을 남기며 선명한 산미와 미세한 타닌이 훌륭한 균형감이 있다. 음식과 와인의 조화는 양념 갈빗살구이, 안심스테이크, 양고기구 이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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