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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고려 여건 형성”....이창용 한은 총재
“금리 인하 고려 여건 형성”....이창용 한은 총재
  • 김은희 기자
  • 승인 2024.09.11 1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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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 ‘역대 최장’
이창용 한은 총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3차례 연속 동결했다. 이는 한은 설립 이래 역대 최장 동결이다. 리치에서 자세히 소개한다.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 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3.50%)에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금통위는 “국내 경제는 수출과 내수간 차별화가 지속했다”며 “수출이 IT 품목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민간 소비는 예상보다 회복세가 더딘 모습”이라고 했다.

이어 “국내 물가는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며 “7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유류 가격의 상승 폭이 확대하면서 2.6%로 소폭 높아졌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전월과 같은 2.2%의 낮은 오름세를 지속했으며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대 후반으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국내 금융·외환시장에서는 주요 가격 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했다가 완화했지만, 미국 경기둔화와 엔캐리 자금 청산 등과 관련한 경계감은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주가는 급락 후 반등했고, 장기 국고채금리는 국내외 정책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 강화, 외국인의 선물 순매수 등으로 상당폭 낮아졌으며 원·달러 환율은 미 달러화 약세 등으로 하락했다.


가계부채와 주택시장에 대해서는 “주택 매매 가격은 지방에서는 내림세가 이어졌지만,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주택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상승 폭이 확대했다”며 “이에 영향받아 금융권 가계대출도 주택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고 전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은 정부와 채권단을 중심으로 질서 있게 조정되고 있지만, 높아진 연체율 등 관련 리스크가 여전히 잠재해 있다고 부연했다.


금통위는 “아울러 지난 5월 경제전망 이후의 대내외 여건 변화를 반영해 앞으로의 성장과 물가 흐름을 다시 점검해 봤다”며 “우선 올해 성장률은 지난 5월 전망치 2.5%보다 소폭 낮은 2.4%로 전망된다. 성장률 전망을 0.1%p 낮춘 이유를 좀 더 상세히 설명하면 지난 5월 1분기 중 큰 폭 성장한 점을 반영해 올해 성장률을 2.1%에서 2.5%로 높였는데 1분기 이후의 경제 흐름을 볼 때 1분기 성장에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 예상보다 컸던 것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이를 반영해 연간 성장률을 소폭 낮춘 것이며 향후 기조적인 성장 흐름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이라며 “앞으로 성장경로는 소비 회복세, IT경기 확장 속도, 주요국의 경기 흐름 등에 영향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올해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공급 측 상방 압력 등이 완화하면서 지난 5월 전망치 2.6%를 소폭 밑돌 2.5%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8월 이후의 흐름을 보면 지난해 국제유가‧농산물가격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로 크게 낮아져 당분간 2%대 초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후에는 국제유가와 농산물가격 움직임, 공공요금 조정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중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전망치에 부합하는 2.2%로 관측했다.


대외 여건에서는 세계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 흐름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다소 높아졌다고 했다. 미국경제는 양호한 상황이지만, 최근 주요 경제지표들이 엇갈리면서 경기둔화 속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졌으며 유로 지역은 성장세가 점차 회복하겠지만 그 속도는 더딜 것이라고 바라봤다.

중국은 정부의 경기부양 조치 등으로 올해 중 4%대 후반의 성장률을 나타내겠지만, 주요국과의 무역 갈등과 부동산경기 침체 지속 등이 하방 요인으로 잠재해 있다고 했다.


금통위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둔화 추세를 지속했다”며 “미국은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21년 3월 이후 처음으로 2%대로 낮아졌으며 근원물가 상승률도 3.2%로 낮아졌다. 유로 지역은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 모두 2%대 중후반에서 등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국 경기둔화 우려와 엔캐리 자금 청산 등으로 위험회피심리가 크게 강화됐다가 되돌려졌으며 이 과정에서 주가가 급등락하는 등 변동성이 상당폭 확대했다”며 “미 달러화와 장기 국채금리는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강화되면서 하락했다”고 했다.


금통위는 “금융통화위원회는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내수 회복세가 더디지만,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글로벌 위험회피심리 변화가 수도권 주택 가격 및 가계부채, 외환시장 등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이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 일치였다”고 말했다.


기준금리를 유지한 배경에 대해서는 “우선 금리 인하가 너무 늦어지면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성장 모멘텀이 약화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할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와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 등의 대책을 내놓았는데, 어느 정도 효과를 나타낼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글로벌 위험회피심리도 아직 완전히 진정됐다고 보기 어렵다.

이번에는 금리를 동결하고 물가와 성장 흐름과 함께 금융 안정 측면의 리스크 요인을 점검한 후 향후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부연했다.


앞으로 통화정책 운용에 대해서는 “물가와 경기 측면에서는 적절한 시점에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며 “하지만 금융 안정이나 글로벌 위험 요인이 상존하기 때문에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정부와의 거시건전성 정책 공조를 지속하고 금리 인하에 따른 물가, 성장, 금융 안정 등 정책 변수 간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인하의 시기와 폭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이창용 총재와의 
일문일답이다.

Q 물가가 둔화하고 환율도 많이 내려가면서 한은이 우려했던 요인 중에서 부동산을 제외하고는 어느 정도 안정이 되는 상황으로 보인다. 지표만 보면 금리 인하가 임박한 상황이 아니냐, 뭔가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가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견도 있다. 만장일치 동결로 결론이 나온 이유와 10월 통방에서는 금리 인하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봐도 될지도 설명 부탁드린다.

 

A 물가상승률만 봐서는 목표 수준에 수렴하리라는 것에 대해 조금 더 확신하고 있다. 자료를 볼 때. 또 지난해 동기의 높았던 농수산물 가격 등을 봤을 때 앞으로 몇 달간은 수렴 속도가 오히려 더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물가 수준만 봤을 때는 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됐다고 판단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경기가 부진한 것에 대해서는 저는 용어를 ‘경기부진’이라고 표현하기는 조금 그렇다. 올해 성장률을 2.4%로 보고 있고 크게는 잠재성장률을 한 2% 정도로 보기 때문에 사실 경제 전체의 성장률을 봤을 때는 잠재성장률 이상의 성장을 보고 있다.

다만 내수 성장률이 더딘 것이 사실이다. 차별화가 되는 면은 사실이기 때문에 현 상태에서 금리를 동결한 이유는 금리를 계속 높게 유지 유지함으로써 내수부진이 더 가속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반면에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부동산 가격과 그로 인한 가계부채 증가에 위험 신호가 들어오고 있어서 이 상충관계를 보고 있을 때 내수는 좀 시간을 두고 대응할 수 있다.

금융안정 면에서는 지금 들어오는 시그널을 막지 않으면 조금 더 위험해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그런 상충관계를 보고 판단할 때 8월에는 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은가 생각하는 것이 금통위원들의 생각이었다. 


Q 부동산하고 가계부채 문제를 크게 우려하는 것 같은데 과거 가계부채로 인한 추가 인상 필요성 등에 대해 말씀하실 때는 금리보다는 거시건전성 규제로 대응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것하고 좀 상충하는 상황이 아닌가 싶다. 총재의 생각을 듣고 싶다.

A 부동산 가격을 통화정책으로 잡는 것이 목표는 아니다. 금융안정이 목표다. 금융안정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가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이기 때문에 그런 각도에서 보고 있다.

부동산 가격 등의 문제는 부동산 공급 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을 통해서 조절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저희가 지금 이것을 계속 강조하는 것은 한은이 금리를 급히 낮춘다든지 유동성을 과잉 공급함으로써 부동산 가격 상승의 심리를 자극하는 그런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는데 저희도 공조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부동산 쪽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금융안정 측면에서 언급하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리겠다.


Q 금통위원들은 앞으로 3개월 내 금리 수준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A 향후 3개월 시계 내에서 기준금리 전망과 관련해서는 이번에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여섯 분 중에서 네 분은 앞으로 3개월간 3.5%보다 낮은 수준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나머지 두 분은 3개월 후에도 3.5%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그렇게 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 위원들이 이렇게 전망한 이유를 말씀드리면 우선 네 분은 기본적으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보이고 부동산 관련 정부 정책들도 발표돼서 시행될 것인 만큼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 둔 채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을 지켜보면서 앞으로 금리 결정을 하자는 의견이었다.

나머지 두 분은 부동산 관련 정부 대책의 효과를 확인하는 데까지는 시차가 좀 더 걸릴 것이고, 향후 3개월 내인 11월까지는 금융안정에 보다 유의하는 것이 안정적인 정책이 아닌냐는 생각에서 앞으로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봤기에 의견을 냈다.


Q 최근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내수경기는 악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이 나온다. 이런 수출 온기가 내수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를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다. 또 금리 인하는 1년 정도의 시차가 걸린다고 보통 얘기를 한다. 그래서 금리 인하를 단행할 때 내수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다. 

 

A 사실 수출이 증가하는데 내수가 왜 빨리 안 늘어나느냐, 특히 소비가 빨리 안느냐에 대해서는 저는 일단 두 가지를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수출이 지난해 말에 비해서 빠른 속도로 올라왔다. 대부분 IT와 반도체가 주도하고 있다. 그것을 수량하고 가격 효과를 나눠보면 워낙 가격이 많이 떨어진 상태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출이 호조가 됐다.

그래서 적어도 올해 초까지는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출 증대 효과가 대부분이었다. 올해 상반기 이후부터 수출 물량도 늘어나고 있다.

가격 상승이 될 때는 반도체 생산기업의 이익에는 직접 영향이 있지만, 고용이라든지 내수로 퍼져갈 그 효과가 좀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 이후에 아마 지금부터 내수에 영향을 긍정적으로 준다면 상반기부터 물량이 늘어난 것이 시차를 가지고 영향을 줘서 하반기부터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두 번째 요인은 지난해 반도체나 IT 사업의 가격이 낮은 상태여서 이윤이 너무 없었다. 그 이윤으로 보너스나 임금을 지급하는데 올해 상반기 임금은 지난해 하반기 낮은 수익성을 반영해 보너스가 거의 없어서 임금이 많이 안 올랐다.

그런데 올해 상반기 반도체나 수출 기업들의 수익성이 올라가서 보너스나 임금 지급으로 하반기에 연결되면 내수로도 연결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또 금리를 인하할 때 내수의 투자 수요라든지 변동성이 있지만, 그쪽으로는 짧은 시차를 가지고 영향을 줄 수 있는 면도 있지 않는지 생각한다. 반대로 소비는 당연히 시차를 가지고 영향을 줄 것이다. 금리 인하가 소비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그러나 지금 정치권이라든지 다른 여러 기관에서 금리를 낮춰야 소비가 많이 회복된다고 하는 것은 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다.

첫 번째 이유는 소비는 일시적인 소득의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다. 항상 소득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잠재성장률이 지금 2% 선인 그런 상황이어서 그 정도 수준이 올라갈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소비가 지금 왜 떨어지는지 구조적인 문제를 보면 고용하고도 연결돼 있다.

지금 고용이 늘어나는 많은 부분이 고령층이다. 주력이라고 하는 20대부터 40대까지의 고용은 줄어들고 있다. 그 고용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해고가 늘어나서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인구가 줄어들어서 줄어들고 있다.

그런데 소비를 보면 20대, 40대에서 더 크다. 고령층은 저축을 늘리는 추세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가 떨어지는 것은 인구와 관련된 구조적인 요인도 많이 작용한다. 금리를 낮추면 분명히 도움 되겠지만, 소비 증가에는 제약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고 시간이 걸릴 것이다.

다만 저희가 금리 낮추면 취약계층과 자영업자들의 빚 상환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Q 최근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하고 있다. 지방 아파트 가격은 약세를 보인다. 서울 지역의 집값을 금리정책 결정의 고려 사항으로 하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도 있는데, 이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부동산 가격, 특히 특정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통화정책의 수량적인 목표가 될 수 없다고 말씀드린다. 그럼에도 저희가 고민하는 것은 첫 번째는 저희 목표에서 금융안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것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한국은행이 한국경제 전체를 봤을 때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는 것을 그냥 두는 것이 우리 경제에 좋은가 할 때 금통위원 전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금융안정 측면이라는 것은 부동산 가격이 소득 대비 너무 올라가면 버블이 꺼졌을 때 생기는 금융안정을 걱정해야 하는 면도 있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은 자원의 배분이라는 면을 봤을 때 부동산가격이 올라가고 돈이 들어가고 은행의 대출이 몰리는 상황, 그리고 경기가 나빠지면 부동산 경기를 다시 올리고 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게 한국경제에 좋은 거냐고 생각할 때 금통위원들은 그런 고리는 한 번 끊어줄 때가 됐다고 생각하고 있다.

금융안정과 장기적인 한국경제의 발전 방향을 볼 때 한국은행이 기본적으로 부동산 가격에 관해 관심두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


Q 지난 7월 금통위 때 시장금리를 보면서 기대가 과도하다고 했는데 현재 그때보다 시장금리가 20bp가량 더 낮아졌다. 물론 그동안 미국 연준 피벗 기대가 한층 강화되긴 했지만, 호주 같은 나라는 독자적인 흐름을 보이는 걸 고려하면 우리나라 금리가 미국에 너무 동조화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이런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어디 있다고 보는가. 또 계속 시장이 과도한 움직임을 보인다면 통화정책 유효성을 높일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지난번에 시장금리가 굉장히 많이 떨어져서 제가 과도하다는 표현을 썼는데, 지금 미국 금리 인하 기대를 앞두고 크게 변화가 없는 상황이라 제 의견으로는 기준금리를 인하, 앞으로 나갈 그 속도보다는 시장의 3년물, 10년물 금리가 저희가 생각하는 정도보다는 좀 떨어진 정도가 과하다, 특히 과거 저희가 금리가 이렇게 변하는 시점을 보면 미리 시장이 앞서서 시장금리가 떨어지는 현상이 일어났지만, 과거의 현상과 비교할 때도 그 정도가 지금 심한 정도라는 데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그러면 왜 시장금리가 많이 떨어졌느냐고 한다면 저는 국제적으로, 또 국내적으로 금리가 인하할 기대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 하나의 요인이다. 그 외에도 수급 요인이 작용하는 것 같다. 저희가 트레이더들한테 문의해 보니까 일단 올 한 해 발행할 장기 국채 한 3분의 2 정도가 상반기에 발행됐기 때문에 하반기에 국채 발행 물량이 줄 것이다.

그래서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많다는 것에 베팅하는 것 같다. 해외 투자자의 경우에는 저희가 지금 외환시장구조화 개선 등을 통해 WGBI에 저희가 포함될 가능성을 9월이나 내년 3월로 많이 보고 있다. 그것에 대한 준비, 이런 것을 통해 우리나라 국채 10년물, 특히 10년물에 대한 수요가 올라서 선물시장에 많이 투자가 되는 것 아니냐, 그것이 금리를 낮춰서 기대와 함께 작동하는 것이 원인이 아닌가, 저희가 명확하게 수량화하기는 어렵지만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

그다음에 이게 미국 금리하고 너무 같이 가니까 동조화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저는 이제는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우리나라 시장이 과거보다 미국 금리나 이런 것을 훨씬 더 따라간다고 하는데 저는 미국 금리뿐만 아니라 주식도 같이 동조화되고, 일종의 시장이 선진화되고 있는 거라고 본다. 이런 트렌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Q 현재 상황을 종합해 보면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 돌입한다고 해도 큰 폭의 금리 인하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시장은 내년 말을 시계로 낮게는 2.5%에서 높게는 2.75% 정도를 최종금리 수준으로 보는데, 다소 높아진 것으로 판단되는 중립 금리를 고려하면 이 정도 최종금리가 적절한 것으로 보는지 궁금하다.

 

A 앞으로 금리가 낮아지는 것으로 갈 때 어느 수준에서 금리가 안정될지에 대해서는 지금 말씀드리기 어렵다. 어떤 특정 숫자를 말씀하셨는데 그것에 대해 중립금리와 관계된다. 중립금리라는 게 워낙 추정치가 많기 때문에 제가 그게 맞다 틀리다 평가하기는 곤란하다. 다만 현재 우리 상황이 금리 정책을 결정하고 또 중립금리 수준을 고려할 때 금융 안정을 고려한 중립금리를 생각해야 하는 그런 시점이기 때문에 금융안정을 고려하지 않은 중립금리 수준보다는 당연히 높은 수준으로 가지 않을까 보고 있다.


Q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영끌족에 경고했는데, ‘저금리 기대 말라’부터 ‘부동산 불패 신화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당시 총재를 믿었던 많은 사람이 최근 집값 급등세를 보고 후회하고 있다. 당시 영끌족에 한 경고가 현재도 유효한 건가.

A 부동산 가격은 밑에서 올라가는 추세로 본다. 제가 변명하는 것이 아니라 이걸 빨리 막아야 한다. 그래서 지금 그걸 막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부동산 가격이 예전보다 더 올라가고 이런 건 아니니까 증가세를 막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금 초기라 그것을 잡으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영끌족에 대해서 어떤 얘기를 하냐, 그러면 좀 어려운 얘기인데 원칙적인 것 하고 제 개인적인 사견을 말씀드리면 첫 번째 부동산 가격, 특히 특정 지역 부동산 가격이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 예측하는 것은 누구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부동산 가격이 올라갈 거로 생각해서 투자한 것에 대해서는 자기 책임을 져야 한다. 정말 돈을 빌려 투자하는 분들한테는 두 가지 면을 좀 더 고려하면서 결정해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첫째는 이번 정부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아서 공급 대책을 발표했다. 공급 대책이 효과를 보려면 5년 이상 걸린다. 저는 이번 정부 정책의 큰 차이점, 과거와의 차이점은 굉장히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국회를 통해서 그 공급 정책이 실현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렇게 공급 정책이 되면 미래 가격에 대한 앵커가 될 수 있고 또 그것이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올라가는 것에 대한 제약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하나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어제 수요 정책, 스트레스 DSR을 중심으로 발표가 됐는데, 저는 스트레스 DSR이나 DSR은 꼭 부동산 가격 증가가 없더라도 우리나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필요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금융당국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본다.

DSR이 강화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 현재 금통위원들은 한국은행이 과도한 유동성을 공급해서 부동산 가격 상승의 심리를 부추기는 그런 정도로 우리가 통화정책을 운영하지 않겠다는 것을 명확하게 하고 있다. 그래도 가격 올라갈 것을 생각해서 투자하는 것은 자기 책임이다. 


Q 금리는 비록 만장일치로 동결했지만, 10월에 네 분이 향후 3개월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10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많이 높아진 것 같다. 그렇다고 하면 총재는 10월 금리 인하 기대감을 좀 높게 가져가는 것이 과도하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조건에 따라 좀 긴축 기조를 가져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같이 가져가는 것이 조금 더 합리적이라고 보는지 궁금하다.

A 사실 내부에서도 의견이 한 방향으로 일치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상황은 어디에 가중치를 두고 보느냐에 따라서 얘기를 하고 있다. 지금 네 명, 두 명, 이런 의견이 나뉘는 것도 그 한 예가 되겠다. 10월 금리 인하가 확실하다고 표현한 것은 제 기자회견을 보고 그런 판단을 내리셨다면 본인이나 보는 사람들의 해석이다. 저희의 3개월이라는 것은 10월, 11월이 다 포함됐다는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 나올 지표를 보면서 10월 결정할 것이고 그것을 또 11월에 결정할 수도 있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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