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 부동산R114 조사에서는 6주 연속, 한국부동산원은 16주 연속,
KB국민은행은 9주 연속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해 국내 시세 조사 기관 3곳 모두에서 상승 폭이 확대하고 있다.
리치에서 자세히 소개한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속해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R114 조사에서는 6주 연속 오르며 0.05% 뛰었다. 재건축이 보합(0.00%) 수준에서 움직였지만, 일반아파트는 0.05% 올랐다. 공사비 갈등과 조합원 분담금 이슈 등으로 수요층이 불확실성이 커진 재건축보다는 신축(준신축)으로 방향 전환한 분위기다. 신도시는 0.01% 상승했고, 경기·인천은 보합(0.00%)을 보였다.
서울은 주간 상승 폭이 0.10% 수준을 넘어서는 곳이 3주 연속으로(2→4→5곳) 늘었다. 강동(0.16%)과 관악(0.13%), 강남(0.11%), 마포(0.10%), 동작(0.10%), 성동(0.06%) 등의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신도시는 광교(0.06%)와 동탄(0.03%), 중동(0.02%), 분당(0.02%) 등이 상승했다. 경기·인천은 화성(0.01%)과 의왕(0.01%), 안양(0.01%), 과천(0.01%), 인천(0.01%) 등을 중심으로 올랐다. 전세 시장은 1년 연속 올랐음에도 상승 폭을 조금씩 키우고 있다. 서울이 0.04% 올랐고 신도시와 경기·인천은 0.01% 상승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월 19일 주택시장 안정화 목적의 부동산 관계 장관회의를 통해 수도권 공공택지 24만 호와 신규 택지 2만 호에 대한 공급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 더해 추가 공급 확대 방안을 8월 중에 다시 발표한다고 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현재 서울에서 공급되는 주택공급 대부분이 재건축과 재개발 등의 정비사업에 의존하고 있어 이번에 발표된 정비사업의 사업성 제고와 갈등 중재, PF 지원 등을 통한 지원 계획은 시의적절한 대책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또 멸실을 유발하는 정비사업은 공급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3기 신도시와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공급 확대 계획은 서울 수요 분산에 효과적”이라고 했다.
다만 수요자가 인식하는 주택 공급량이 구체적으로 늘어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린 만큼 더욱 적극적인 소통 과정을 통해 수요층의 불안 심리가 커지지 않도록 조기 차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이번 대책을 통해 사전 예고한 ‘시장 과열 시 특단 조치’가 앞으로 수요 억제 정책 위주로 전개되면 과거처럼 시장 내 진통과 부작용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당장은 양질의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정책 대응 관점에 경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편, 국민 10명 중 3명은 하반기 주택 매매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R114가 지난 6월 24일부터 7월 5일까지 전국 1028명을 대상으로 ‘2024년 하반기 주택 시장 전망’을 조사한 결과, 3.6명이 하반기 주택 매매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답했다.
직전 조사에서 상승 응답이 하락 응답을 2년 만에 역전(상승 30%·하락 25%)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상승(36%)과 하락(21%) 사이 격차가 더 벌어졌다. 다만 직전 조사와 마찬가지로 보합에 대한 전망이 10명 중 4명 수준으로 여전히 가장 많은 답변을 차지한 만큼, 상승과 하락에 대한 소비자 의견은 팽팽하게 맞섰다.
매매가격 상승 응답자 다수는 ‘핵심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32.05%)을 꼽았다. 올해 들어 서울 강남권과 마·용·성 등의 한강 벨트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늘어나면서 외곽지 중심으로 거래량은 물론 가격도 회복세에 들어갔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반면,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 10명 중 4명은 ‘경기 침체 가능성’(39.91%)을 이유로 선택했다. 과거 대비 낮아진 경제성장률 전망(저성장)과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 등으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감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5월 정부는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의 질서 있는 연착륙을 위한 향후 정책 방향’을 발표하며 부실 사업장 정리와 정상 사업장 선별 지원 등의 옥석 가리기 등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실제 PF 시장의 연착륙 유도가 가능할지 건설사와 금융권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다. 한겨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