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해해상국립공원은 서남 해안과 해상 지역에 흩어져 있는 우리나라 최대 면적의 국립공원이다. 1981년 14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으며 따뜻한 기후 영향으로 상록수림이 존재하고 과거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기암괴석들과 섬들은 그 신비로움으로 보존의 가치가 높다. 또한 장보고가 건설한 해상왕국과 충무공 이순신이 왜적을 격파한 전적지가 곳곳에 남아 있다.
현재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이 코로나19 시대를 맞이해 ‘언택트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도심과 멀리 떨어져 있으며 자연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인적이 드문 곳들이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전라남도의 언택트 여행지를 두 번에 걸쳐 소개한다.
여수 금오도 비렁길
금오도는 30여 개의 섬들이 모여 있는 금오열도에서 가장 큰 섬으로 오래전 나라에서 일반인의 출입과 벌채를 금해 아껴두었던 곳이다.
고종황제가 명례궁에 하사한 역사로 인해 ‘명성황후가 사랑한 섬’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비렁은 순 우리말인 벼랑의 여수 사투리로 ‘금오도 비렁길’은 해안 절벽과 해안 단구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이다.
이 길은 대한민국 ‘우리마을 녹색길 베스트10’에 선정될 정도로 숲길과 식생이 잘 보존되어 있고 최근 들어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을 대표하는 인기 트레킹 코스로 떠올랐다. 약 19km, 총 5개의 코스로 이뤄진 비렁길은 2010년 처음 조성됐고 매년 30만명이 방문하는 명소로 자리매김 중이다.
함구미선착장에서 시작한 길은 안도와 연결되는 다리 앞의 장지까지 이어지며 다채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투명한 바닷물을 한 없이 바라볼 수 있고 절벽의 아찔함도 느낄 수 있으며 사시사철 푸른 동백 숲을 지나고 굽이굽이 에워싸는 천연목재 길도 걸을 수 있다.
여수연안여객선터미널과 돌산시기항, 백야도선착장에서 금오도로 가는 배를 탈 수 있다. 다도해 청정해풍이 길어낸 방풍나물도 맛보고 빛나는 바다 위에 아름답게 수놓아진 섬들을 보며 걸어보자.
여수 안도 비단길
금오도와 다리로 이어진 안도는 소박한 어촌 마을의 풍광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다. 금오도보다 400여 년 앞서 주민들이 정착했을 만큼 자연 환경이 좋은 곳이며 비단길이라 불리는 걷기 좋은 길을 갖고 있다.
비단길은 이야포항에서 시작해 동고지 명품마을까지 이어지는 하이킹 코스로 해송군락과 동백군락을 지나 소담하게 자리를 잡은 마을을 만나는 길이다. 안도 여행의 또 다른 묘미는 동고지 명품마을에서의 숙박 체험이다. 동고지 마을은 2014년 국립공원관리공단 지정 명품마을로 TV프로그램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민박 형태로 운영되고 있기에 방 타입에 따라 조금 불편한 면도 있지만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할 수 있다.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천천히 섬마을을 걸어보고 마을 주민들이 만들어 주는 저녁 식사도 즐기며 낭만적인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고흥 외나로도 봉래산, 애도(쑥섬)
고흥 반도와 23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고흥군은 따뜻한 날씨와 특유의 자연 풍광으로 인기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외나로도의 끄트머리에 자리한 봉래산은 거대한 삼나무 숲을 자랑하는 곳이다.
수령 90년 이상, 높이 30m에 달하는 삼나무들이 빽빽이 자리하고 있어 걷기만 해도 시원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봉래산 주차장에서 시작해 봉래산 정상에 오르고 나면 길쭉길쭉한 삼나무 숲길이 펼쳐진다. 어렵지 않게 가벼운 발걸음으로 피톤치드를 한 가득 마실 수 있다.
애도는 예부터 섬 내에 자라는 쑥의 질이 매우 좋아 쑥섬(쑥 애, 섬 도)으로 불리며 울창한 난대림과 야생화 등 아름다운 자연을 품은 곳이다. 봄이면 해풍을 맞은 쑥이 쑥내음을 뿜어내고 여름에는 빛나는 바다와 푸른 나무가 여행자를 맞이하며 가을과 겨울에는 따뜻한 햇살이 반기는 곳이다.
행안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찾아가고 싶은 섬’, ‘생명의 숲 주간 2017년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될 만큼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걸으면서 울창한 당숲도 만나고, 해풍을 막기 위해 쌓아놓은 돌담길도 만나며 소박한 어촌의 풍광까지도 느낄 수 있다.
고흥 팔영산 정상 트레킹
고흥 반도 최고봉인 팔영산은 돌병풍처럼 신비로운 풍광을 자랑하며 고흥 반도의 풍요로움과 다도해의 시원함을 모두 품고 있는 남도의 명산이다. 도립공원으로 먼저 지정된 후 2011년 다도해국립공원에 편입됐으며 내륙에선 유일하게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한다.
대한민국 100대 명산에 당당히 오를 정도로 산행의 매력과 멋진 뷰까지 자랑하며 가을에는 탁 트인 바다와 노란 들판, 오르는 길마다 흐드러진 단풍을 자랑한다. 해발고도는 낮으나 암봉으로 이루어진 산세를 철계단과 쇠줄로 오르내려야 하기에 역동적인 산행이다. 환상적인 파노라마 뷰와 다이내믹한 산행의 재미까지 느껴보자.
송광사 불일암 무소유길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라는 구절로 우리에게 무소유의 의미를 말해주었던 법정 스님은 승려이자 수필 작가로 2011년 타계했다.
전라남도 해남 출생으로 1970년대 후반 송광사 뒷산에 직접 불일암을 짓고 청빈한 삶을 실천했고 주옥같은 수필들을 남겼다. 특히 1976년 발간한 산문집 <무소유>에 있는 글은 물건 뿐 만 아닌 생물과 인간관계까지 소유와 집착의 의미를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든 명문이다.
이러한 법정 스님의 정신을 되새기며 걸을 수 있는 길이 있다. 전라남도 순천의 송광사 탑전에서 법정스님이 머물던 암자인 불일암까지 이어지는 무소유길이다. 이 길은 울창한 편백나무와 대나무가 이어지는 숲길이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산길은 법정스님의 무소유 정신을 생각해 보게끔 하고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잠시나마 돌아보게 만든다. 특유의 청량함을 뿜어내는 편백나무 덕에 머리도 맑아지며 차분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자료 제공 : 혜초여행, www.hyecho.com」
비렁길 이용 시 안전 수칙
사전에 코스 정보를 충분히 숙지하기
여성 등 1인 탐방객은 다른 탐방객들과 함께 걷기
여름철 오후 6시, 겨울철 오후 5시까지 탐방 마치기
인적이 드문 곳은 나홀로 탐방이나 출입을 자제하기
비상연락처 (파출소 등) 꼭 가지고 다니기
수시로 자기 위치와 안전여부를 가족이나 지인에게 알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