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5 15:25 (일)
빅테크 CEO와 ‘AI 글로벌 네트워크’ 구체화....최태원 SK그룹 회장
빅테크 CEO와 ‘AI 글로벌 네트워크’ 구체화....최태원 SK그룹 회장
  • 김은희 기자
  • 승인 2024.08.27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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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보폭 잰걸음
최태원 SK 그룹 회장

 

최태원 SK 그룹 회장이 미국 현지법인을 잇달아 찾아 반도체 소재, 바이오 등 SK 미래사업 현장 점검에 나섰다. 
리치에서 자세히 소개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 바이오팜과 SKC 자회사인 앱솔릭스를 방문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최 회장은 지난 7월 2일(현지시간) 뉴저지 SK 바이오팜의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 본사를 찾아 SK 바이오팜의 뇌전증 혁신 신약인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의 미국 직판 상황 등을 점검했다.

SK 바이오팜의 세노바메이트는 최근 총 처방 환자 수가 10만 명을 돌파하며 뇌전증 영역에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해 신약 시장의 신흥 강자로 인정받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최근 글로벌 빅파마의 투자가 집중되는 표적단백질분해치료제(TPD)의 핵심기술 보유사인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옛 프로테오반트)를 지난해 인수한 뒤 파이프라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 회장은 구성원들을 격려하면서 “최근 미국의 생물보안법(Biosecure Act) 추진이 국가안보정책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대응 방안을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다음날 최 회장은 조지아주 커빙턴시에 있는 앱솔릭스를 찾아 세계 최초 글라스 기판 양산 공장을 둘러보고, 사업 현황을 보고 받았다. 앱솔릭스는 SKC가 고성능 컴퓨팅용 반도체 글라스 기판 사업을 위해 2021년 설립한 자회사다.


글라스 기판은 AI 반도체 산업이 급격하게 성장하는 가운데 반도체 패키지의 데이터 속도와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 최초 상용화를 앞둔 글라스 기판은 하반기 중 고객사 테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HBM 등 AI 반도체의 급격한 성장에 힘입어 고순도 유리 기판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최 회장도 이번 출장 중 만난 빅테크 CEO들에게 글라스 기판의 기술 경쟁력을 소개하며 세일즈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美 아마존·인텔과 ‘AI·반도체 제조혁신’ 협력 모색

앞서 최 회장은 미국 빅테크 CEO들과 연쇄 회동하며 ‘글로벌 AI 파트너십’ 구축 등을 통해 SK의 AI 전략을 구체화하는 데 공을 들였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28일부터 이틀간 열린 ‘경영 전략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지금 미국에서는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AI 관련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며 SK 그룹의 역량을 활용한 ‘AI 밸류체인 리더십’ 강화를 멤버사 경영진에 강조하기도 했다.

SK 관계자는 “앞으로 최 회장의 출장 결과를 바탕으로 SK 하이닉스, SK텔레콤 등 관련 멤버사가 빅테크 파트너사들과 함께 SK AI 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후속 논의 및 사업 협력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최 회장이 미국 아마존, 인텔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AI, 반도체 등 디지털 사업에서의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거대언어모델(LLM), 산업용 AI 등 구체적인 AI 사업 확대 방안을 모색했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말 시애틀 아마존 본사에서 앤디 재시 CEO와 만나 AI, 반도체 협력을 논의했다. 재시 CEO는 AI, 클라우드 전문가로 아마존웹서비스(AWS) CEO를 거쳐 2021년부터 아마존 CEO로 재직하고 있다.


아마존은 최근 각각 머신러닝(ML) 학습과 추론에 특화한 자체 AI 반도체 ‘트레이니움’ ‘인퍼런시아’를 개발하는 등 반도체 설계부터 서비스까지 AI 전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두 반도체는 처음부터 AI를 위해 개발한 반도체로, 고성능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필요로 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월 세계 최초로 5세대 HBM인 ‘HBM3E’ 양산과 고객사 납품을 시작하며, AI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최 회장은 또 새너제이의 인텔 본사에서 팻 겔싱어 CEO를 만나 반도체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두 사람은 SK하이닉스와 인텔의 오랜 반도체 파트너십을 높이 평가하고, AI 시대를 맞아 첨단 반도체 제조 협력을 확대하려는 방안 등을 모색했다.


SK하이닉스는 인텔과 협업으로 2022년 12월 세계 최고속인 초당 8기가비트 이상의 속도를 구현한 서버용 D램 ‘DDR5 MCR DIMM’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지난해 1월에는 10나노급 4세대(1a) DDR5 서버용 D램과 인텔의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인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 간 호환성 검증을 세계 최초로 인증받았다.

이 결과를 백서(White Paper)로 공개하는 등 양사 간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인텔은 서버용 CPU 시장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AI 가속기인 ‘가우디 3’을 출시하는 등 AI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 확대에 나서는 등 AI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에 이르는 전 영역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 회장은 앞서 샘 올트먼 오픈AI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등 현지 정보기술(IT) 업계 인사를 연이어 만났다. 반도체부터 서비스까지 AI 전 영역의 업계 리더들과 대화하며 SK의 AI 경쟁력 강화 방안, ‘사람’을 향하는 SK의 AI 사업 방향성을 구체화했다.

최 회장은 지난 4월 엔비디아를 시작으로 TSMC, 오픈AI, MS, 아마존, 인텔 등 세계 AI 산업을 이끄는 ‘빅 테크’ 리더들을 잇달아 만나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공동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 SK그룹은 지난 6월 28~29일 개최한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2026년까지 80조 원의 투자 재원을 확보해 AI·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5년간 HBM 등 AI 관련 사업 분야에 82조 원을 투자하는 것을 비롯해 총 103조 원을 투입,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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