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 4월 5일 제5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서울 압구정·여의도 아파트지구, 목동택지개발지구,
성수전략정비구역 등 주요 재건축단지에 대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했지만,
토지거래허가제의 효과는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리치에서 자세히 알아본다.
토지거래허가제는 본래 신도시 등 대규모 개발이 예정된 지역의 땅 투기 성행과 급격한 지가 상승을 사전에 억제하기 위한 제도다. 지정 지역 내 주택은 갭투자를 할 수 없다. 또 서울 등 수도권지역은 주거지역의 경우 6㎡를 초과하면 허가받아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토지거래허가제는 투기 수요를 잡는 가장 강력한 장치로 꼽히고 있다.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된 지역은 2021년 4월 27일 지정돼 올해 4월 26일 지정 만료됐다. 그러나 내년 4월 26일까지 1년 더 연장하기로 해 주민들은 재산권 침해의 이유로 서울시 결정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현재 분위기라면 지난해 6월 지정된 서울 강남구 삼성·청담·대치동, 송파구 잠실동도 연장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부동산114가 토지거래허가제가 지정되기 이전의 2021년 1분기와 2021년 2분기 아파트 거래량을 조사한 결과, 압구정동 –55%(77건→35건), 여의도당 –49%(97건→49건), 목동 –2%(157건→154건), 성수동2가 –28%(25건→18건), 성수동1가 65%(37건→61건)로 성수동1가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줄었다. 서울시는 같은 기간 1만3008건에서 1만1659건으로 약 10% 감소해 압구정동과 여의도동을 제외하면 거래 감소 폭이 서울시 평균을 크게 웃돌지 않았다.
이번 재지정 지역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올해 6월 22일 만료되는 강남구 삼성·청담·대치동, 송파구 잠실동의 지정 전 2020년 2분기와 지정 후 2020년 3분기 거래량을 비교한 결과, 삼성동 –69%(140건→43건), 청담동 –82%(44건→8건), 대치동 –84%(224건→35건), 잠실동 –87%(398건→53건)로 서울시가 같은 기간 22%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컸다.
같은 기간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압구정동 0.94%포인트↑, 여의도동 0.07%포인트↑, 목동 0.85%포인트↓, 성수동1가 0.16%포인트, 성수동2가 1.19%포인트↓ 등 압구정동과 여의도동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서울시는 4.00→3.52%로 약 0.48%포인트 상승 폭이 둔화해 성수동1가를 제외하면 가격안정 효과가 작다고 풀이된다. 강남구 삼성·청담·대치동, 송파구 잠실동의 매매가격 변동률은 삼성동 2.12%포인트↑, 청담동 1.63%포인트↑, 대치동 2.35%포인트↑, 잠실동 0.43%포인트↓다. 같은 기간 서울시가 2.6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볼 때 잠실동만 가격 안정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지역에서는 토지거래허가제로 거래 감소와 가격 변동률 하락 효과가 나타났다. 거래량 감소는 해당 지역에 투기 수요가 감소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지역은 가격 변동률이 상승했다. 이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은 2년 실거주 목적으로만 매매가 허가돼 실수요자들이 거래를 주도하면서 가격이 높아도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김지연 책임연구원은 “거래감소와 매맷값 변동률 하락만으로 해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는 대규모 개발이나 정비사업으로 인한 투기 수요 유입으로 시장 불안이 가중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지정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최근 아파트 거래량이 차츰 회복되는 추세고, 규제지역 해제와 수도권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 완화 등 각종 부동산 규제가 완화되고 있지만, 규제 완화로 인한 투기 수요가 유입될 가능성을 있으므로 규제 해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계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