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고 보험회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규모가 은행권보다 커지면서
보험 산업의 건전성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리치가 보험 산업의 부동산 PF 대출 부실화 우려를 자세히 소개한다.
국내 보험회사 기업 대출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37조4000억 원이다. 이 가운데 부동산 PF 대출은 42조 원으로 은행권보다 13조 원 이상 많은 수준이다. 특히 부동산 PF 대출 잔액이 2016년 말 15조7000억 원에서 지난해 말 42조 원으로 증가했다.
보험회사의 기업 대출 대비 비중은 2016년 4분기 20.1%에서 지난해 4분기 30.6%로 확대됐다. 보험회사 대출채권 총액 대비 PF 대출 비중은 2016년 4분기 8.3%에서 지난해 4분기 15.8%로 상승했다. 이는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국내 18개 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인 29조161억 원보다 13조96억 원 높은 수준이다.
보험연구원의 ‘보험산업의 부동산 PF 대출’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부동산 PF 대출 부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0년 정점을 찍었다. 금융권 전체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2006년 49조2000억 원에서 2008년 83조1000억 원으로 급격하게 증가한 후 2010년 66조6000억 원으로 감소했다가 2020년 88조5000억 원으로 늘었다.
부동산 PF는 채무보증과 PF 대출로 구분된다. 채무보증은 시행사의 신용과 유동성 위험을 보증하는 것이고, 대출은 브릿지론과 본 대출로 구분된다. 브릿지론은 시공 이전 토지매입, 인허가, 시공사 보증에 필요한 자금을 공여하는 것이고, 본 대출은 시공이 결정된 후 자금을 공여하는 것인데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 부동산 PF 대출에서 문제가 된 것은 브릿지론이며 저축은행의 비중이 컸다.
PF 채무보증은 증권회사 비중이 크고 보험업권의 참여 비중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권 전체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2008년 4.4%에서 2010년 말 12.9%로 상승했다.
그리고 2013년 13.0%에서 2019년 6월 말 1.9%로 하락했다. 보험업권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2008년 2.4%에서 2010년 말 8.3%로 상승했으나 부동산 PF 시장 구조조정 등으로 2013년에는 5.4%로 하락한 이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부동산 시장의 위험도를 보기 위해 미국 생명보험 산업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국내 주택담보대출 연체율과 비교한 결과, 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보다 크게 낮아졌다고 했다.
국내 보험업권의 부동산 PF 관련 위험은 PF 대출에 국한돼 있으며 2013년 이후 하락하고 있다. 채무보증은 증권업계의 비중이 높은데 보험회사들은 증권회사들이 주도하는 PF 대출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업권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2008년 2.4%(대출 잔액 5조3000억 원), 2010년 8.3%로 높아졌으나 이후 2013년 5.4%, 2019년 6월 기준 0.3%로 큰 폭 감소했다.
미국 생명보험 산업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연체율은 2005~2007년에는 0.01~0.05% 수준이었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2011년에는 0.17~0.19%로 약 4배 이상 급상승했다.
그러나 2012년 이후 점차 내림세를 유지하다가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0.16%로 상승했으나 시장금리 상승에도 지난해 0.03%로 하락했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PF 대출은 분양 여부(혹은 수익)를 담보한 대출이지만,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상업용 건물임대에서 발생하는 임대료 가치를 담보로 하는 대출이며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기간은 10~30년으로 우리나라의 부동산 PF 대출의 2~4년보다 더 긴 특징이 있다.
미국 생명보험회사의 운용자산보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은 2021년 기준 약 51%다. 국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2006년 1월 1.3%에서 2010년 12월 0.6%로 낮아졌고, 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체율은 하락 추세를 지속해 2018년 0.18%, 2021년 0.10%로 낮아졌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부동산 PF 대출 시장에서 차주의 위험관리 강화로 인해 보험회사가 노출된 위험의 크기는 과거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금리상승에 따른 부동산 경기 악화와 이로 인한 분양 위험에는 여전히 노출돼 있어 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