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주요 그룹 총수들은 신축년 새해 신년사를 통해 위기 극복을 위한 방법으로 고객 감동과 신사업 강화, 사회적 책임 등을 주문했다. 많은 기업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시무식을 온라인으로 대체하고 신년사도 영상 또는 이메일로 전달한 부분이 눈에 띄었다. 리치에서는 2021년 CEO들의 필승 전략을 집중 해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는 별다른 신년사 없이 지난 1월 4일 새해 첫 근무일을 맞아 평택 2공장의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한 후 반도체부문 사장단과 중장기 전략을 점검하는 것으로 2021년 경영 행보를 시작했다.
이 부회장은 ▲평택 2라인 구축/운영 현황 ▲반도체 투자/채용 현황 ▲협력회사와의 공동 추진과제 등을 보고받고 초미세 반도체 회로 구현에 필수적인 EUV 전용라인을 점검한 후 평택 3공장 건설 현장을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고객을 완벽하게 만족시킬 니즈 찾아야”
이 부회장은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한 협력회사 대표들과 국내 반도체 생태계 육성 및 상호협력 증진 방안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2021년 새해를 맞아 새로운 삼성으로 도약하자. 함께 하면 미래를 활짝 열 수 있다. 삼성전자와 협력회사, 학계, 연구기관이 협력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신화를 만들자”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1월 4일 “2021년은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이 이뤄지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이날 글로벌 그룹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쉽지 않은 경영환경 속에서도 그룹 임직원 모두가 변함없이 지켜가야 할 사명은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간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기존과는 다른 사회적 가치와 라이프스타일이 확산함에 따라 변화를 미리 준비한 기업만이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21년을 미래 성장을 가름 짓는 중요한 변곡점으로 삼아 새로운 시대의 퍼스트무버가 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은 우리 모두가 함께해야만 가능하다”며 “우리의 마음과 역량이 합쳐진다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한 정 회장은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합리화하고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에 부합하는 신성장동력을 지속해서 발굴해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 회장은 “일상의 업무에서도 고객과 인류를 최우선으로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 협력업체를 비롯해 우리와 함께 하는 다양한 이웃과 사회, 환경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해 달라”며 “저부터 임직원이 역량을 충분히 펼칠 수 있고 수평적으로 소통하며 품질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앞장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기업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앞장서겠다”
구광모 LG그룹 대표는 지난 1월 4일 신년사를 담은 디지털 영상 ‘LG 2021 새해 편지’를 전 세계 LG 구성원 25만여 명에게 전달했다. 구 대표는 취임 직후인 지난 2019년 첫 신년사에서 ‘LG가 나아갈 방향은 고객’임을 천명한 이후 고객 가치 경영 메시지를 계속적으로 구체화 하고 있다.
그는 2021년 LG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더욱 개인화되고 소비 패턴도 훨씬 빠르게 변하면서 고객 안에 숨겨진 마음을 읽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이제는 고객을 더 세밀히 이해하고 마음 속 열망을 찾아 이것을 현실로 만들어 고객 감동을 키워갈 때”이라고 밝혔다.
구 대표는 신년 메시지의 첫 번째 포인트로 ‘초세분화를 통한 고객 이해와 공감’을 강조했다. 그는 “고객을 촘촘히 쪼개서 보며 그렇게 세분화된 고객별로 각각의 니즈를 깊고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평범하고 보편적인 니즈가 아니라 고객을 완벽하게 만족시킬 수 있는 니즈를 찾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고객의 모든 경험 여정을 세밀히 이해하고 라이프스타일부터 가치관까지 고객의 삶에 더 깊이 공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구 대표는 두 번째 포인트로 ‘고객 감동을 완성해 고객을 팬으로 만드는 일’을 제시했다.
그는 “고객 인사이트를 어떻게 구체적인 가치로 제품, 서비스에 반영할지 넓고 다양하게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이때 AI, 빅데이터 같은 디지털 기술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의 틀과 방식을 넘는 새로운 시도가 작지만 중요한 차이를 만들고 비로소 고객 감동을 완성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렇게 더 많은 고객에게 감동을 확산하고 팬 층을 두텁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대표는 마지막 세 번째 포인트로 ‘고객 감동을 향한 집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이 모든 일에 가장 필요한 것은 고객 감동을 향한 집요한 마음”이라며 “고객이 감동하고 열광할 때까지는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는 집요함으로 작은 것 하나부터 정성스레 만들어 가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월 1일 전체 구성원들에게 이메일로 보낸 신년 인사를 통해 ‘새로운 기업가 정신’으로 사회와 공감하고 문제 해결에 함께 노력하자고 밝혔다. SK그룹은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매년 열던 대면 신년회를 취소하고 그 예산을 결식 취약계층 지원에 보태기로 했다.
최 회장은 이메일에서 먼저 지난 한해 어려운 환경에서 최선을 다한 구성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최 회장은 “SK가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만 잘해서가 아니라 사회가 허락한 기회와 응원 덕분”이라면서 “기업이 받은 혜택과 격려에 보답하는 일에는 서툴고 부족했고 이런 반성으로부터 기업의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기업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SK 역량과 자산을 활용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찾아보자고 구성원들에게 제안하면서 SK그룹이 결식 문제 해결을 위해 15년간 진행해 온 ‘행복도시락’ 사업을 언급했다. 현재 코로나로 전국의 많은 무료급식소가 운영을 중단한 상황에서 ‘행복도시락’을 활용해 취약계층에게 식사를 제공할 방법을 찾아보자는 취지다.
최 회장은 끝으로 올해 역시 녹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어려운 여건들이 우리의 행복추구를 저해하지 못하도록 창의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도전과 패기,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기초로 힘과 마음을 모아보자”고 전했다.
ESG 경영 강화 강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어떠한 위기가 닥쳐도 흔들림 없이 ‘한화다운 길’을 갈 때 또 다른 기회가 우리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단절과 고립의 시대에도 한계와 경계를 뛰어넘는 도전은 계속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회장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통한 세계 시장 리더십 확대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지속가능경영 ▲‘함께 멀리’ 동반성장 경영 확대 등을 주문했다.
김 회장은 “혁신의 속도를 높여 K방산, K에너지, K금융 등 분야의 진정한 글로벌 리더로 나아가야 한다”며 “미래 모빌리티, 항공우주, 그린수소 에너지, 디지털 금융 솔루션 등 신규 사업에서도 세계를 상대로 미래 성장 기회를 선점해 달라”고 밝혔다.
이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해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특히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리더로서 기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탄소 제로’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환경 경영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지난 1월 4일 “안전을 최우선 핵심 가치로 두고 철저히 실행해 재해 없는 행복한 삶의 터전을 만들자”고 강변했다.
최 회장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시무식에서 “포스코가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혁신과 성장”이라며 “나와 동료의 안전은 내가 지킨다는 신념으로 노후 안전시설 및 불안전한 현장은 적극 발굴해 즉시 개선해 달라”고 당부했다.
사업 부문과 관련해서는 “철강 사업은 경쟁력 격차를 확고히 유지하고 그룹사업은 성과 창출을 가속하며 차세대 사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차세대 신성장 사업으로 ‘그린 & 모빌리티’ 선도 신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자 한다”면서 “그룹의 핵심사업으로 육성 중인 이차전지소재사업은 리튬, 니켈, 흑연 등 원료에서부터 양극재, 음극재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을 강화하고 생산능력을 확대해 글로벌 톱티어(Top Tier·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