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AI홈에서 AI와 일상 언어로 편리하게 소통하고 기존 가전을 AI가전으로 업그레이드하며 단순한 가전 제어를 넘어 다양한 서비스까지 확장한 차별적인 고객 경험을 앞세워 글로벌 AI홈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IFA 2024가 열린 독일 베를린에서 현지시간 지난 9월 5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고객은 생성형 AI와 친구나 가족과 말하듯 소통만 하면 된다. 나머지는 AI가 알아서 가전을 제어하고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을 최적 상태로 케어하는 AI홈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류 본부장은 “생성형 AI를 적용한 AI홈의 핵심 허브 ‘LG 씽큐 온(LG ThinQ ON)’을 중심으로 AI홈을 연내 경험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LG전자의 AI홈은 생활가전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인 ‘가사 해방을 통한 삶의 가치 제고(Zero Labor Home, Makes Quality Time)’로 나아가는 여정”이라고 전했다.
고객 삶 업그레이드
LG전자는 고객과 공감하는 AI홈으로 가전의 영역을 고객 생활 전반을 케어하는 ‘솔루션’으로 진화시킨다. 고객에게 연결을 통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며 ‘제로 레이버 홈’을 구현할 계획이다.
“하이 LG, 나 이제 잘래. 작동 중인 제품이 있으면 모두 꺼 줘.”
“건조기 작동이 완료되려면 10분 남았는데, 지금 꺼드릴까요?”
류 본부장은 “LG AI홈은 이처럼 고객이 일상적인 언어로 말하고 AI가 대화 맥락을 이해해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LG전자는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AI홈을 이용하도록 ‘씽큐 온’에 목소리로 동작하는 아날로그 소통 방식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씽큐 온’은 상황을 판단해 건조기 작동 종료 여부를 물어보고, 취침 모드에 맞춰 다른 가전의 전원을 끄거나 절전 모드로 설정한다. 또 고객이 가입해 놓은 스트리밍 서비스로 고객이 선호하는 수면용 음악을 재생하고 조명도 조절한다”고 했다.
‘씽큐 온’에는 LG전자의 AI 에이전트 ‘퓨론(FURON)’이 탑재됐다. 퓨론은 스마트홈 플랫폼 LG 씽큐에 다양한 거대언어모델(LLM)을 결합해 LG AI홈의 두뇌 역할을 한다. 씽큐 온에는 오픈AI의 최신 LLM인 GPT-4옴니(4o)가 적용됐다.
앞으로 LG 엑사원 등 다른 LLM과도 결합할 수 있다. 생성형 AI에 실시간 공간 센싱과 사용자의 생활 패턴 데이터를 결합한 퓨론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학습하고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공간 솔루션을 제공한다.
예컨대 “지난주에 공부가 잘됐는데 똑같이 세팅해 줘”라고 말하면 LLM 기술만 쓸 경우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선호하는 조명, 온도 등 환경정보를 사용한다. 하지만 퓨론은 해당 고객이 선호했던 과거의 최적 설정값을 기억하고 가장 유사한 맞춤형 환경을 조성해 준다.
LG전자는 ‘씽큐 온’ 외에도 이동형 AI홈 허브(프로젝트명: Q9)를 준비하고 있다. Q9은 음성·음향·이미지 인식을 접목한 멀티모달(Multi Modal) 센싱 능력을 갖추고 공간을 돌아다니면서 고객을 적극적으로 케어한다.
기존 가전도 AI로 업그레이드
AI기능이 없어도 와이파이가 연결되는 가전이라면 ‘씽큐 온’과 결합해 AI가전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AI가전을 새로 살 필요 없이 ‘씽큐 온’에 연결되는 센서만 구매해 기존 가전으로 합리적인 AI홈을 구현하는 것이다.
예컨대 ‘씽큐 온’에 TV와 재실 센서를 연결하면 고객이 소파에 앉아 TV로 OTT 콘텐츠를 보다가 잠깐 자리를 비울 때 AI가 자동으로 영상을 멈추고 고객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린다.
또 고객이 ‘씽큐 온’에 AI기능이 없는 에어컨과 거실 등 공간을 감지하는 재실 센서를 연결하면 ‘씽큐 온’이 센서로 사용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며 에어컨의 풍량과 방향을 조절해 최적 바람으로 고객을 케어한다. 최신 AI 에어컨을 새로 구매하지 않아도 집에 있는 에어컨이 ‘씽큐 온’과 연결, 강력한 AI 에어컨으로 업그레이드되는 것이다.
LG전자는 제로 레이버 홈 실현을 위해 가전의 진화를 이끌어왔다. 2011년 업계 최초로 가전에 와이파이 기능을 탑재하며 스마트 가전 시대를 열었고 이후 UP가전, 가전전용 온디바이스 AI칩, 가전 OS 등을 지속해서 선보이며 AI홈 구현을 위한 토대를 마련해 왔다.
특히 쓰는 동안 계속 업그레이드로 기능이 추가되는 LG UP가전은 AI홈에서 구형 가전도 AI가전으로 업그레이드되는 개념으로 또 한 번 진화했다.
폭넓은 연결에 서비스까지 확장
LG ‘씽큐 온’은 글로벌 브랜드들의 가전, IoT 기기 등 AI의 필수 요소인 폭넓은 연결성을 갖췄다. 캘린더와 교통, 쇼핑 같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도 연동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LG전자는 AI홈의 연결성을 넓히기 위해 지난 7월 인수한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Athom)’의 광범위한 개방형 생태계와 연결성을 ‘씽큐 온’에 통합한다. 앳홈의 허브는 현재 5만여 종의 가전과 IoT 기기를 연결하며 앳홈 앱스토어에는 필립스, 아카라 등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의 제품과 서비스를 연결·제어하는 애플리케이션이 1000여 개 등록돼 있다.
앳홈이 구축한 오픈 플랫폼에서 전 세계 개발자가 활발히 활동하면서 허브와 연결되는 기기와 서비스의 종류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LG AI홈은 ‘씽큐 온’에서 써드파티 앱을 연계해 가전이 해결하지 못하는 다양한 서비스 부분까지 확장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씽큐 온’이 캘린더 앱을 통해 고객의 일정을 체크하고, 고객의 약속 시간과 장소에 맞춰 택시를 불러주고, 차량으로 이동한다면 출발에 맞춰 전기차의 시동을 걸고 실내 온도를 맞춰놓는 등 생활 전반을 케어하는 AI홈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한 단계 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컨대 여의도에 사는 고객이 외출 전 ‘씽큐 온’에 “광화문에 가는 160번 버스가 언제 도착해?”라고 물으면 실시간 상황을 파악한 뒤 “지금 영등포역을 지나고 있어요. 두 정거장 전이고 10분 뒤에 도착할 예정이에요”라고 알려준다.
고객이 이어 “지금 나갈래. 외출모드 실행해 줘”라고 요청하면 ‘씽큐 온’은 “인덕션에 올려놓은 냄비가 아직 끓고 있어요. 인덕션을 끌까요?”라고 실내 상황을 판단해 안내하고 “환기하려고 오전에 창문을 열어 두었어요. 창문을 닫고 공기청정기를 작동시킬게요”라며 외출 모드에 맞게끔 집안 환경을 조성한다.
정기현 LG전자 플랫폼사업센터장(부사장)은 “LG AI홈은 개방형 생태계를 기반으로 무궁무진한 외부 제품과 서비스로 연동과 확장이 가능하다”며 “고객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해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AI홈을 구성하고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쉴드, AI홈 철저히 보호
LG전자는 데이터를 수집·저장·활용하는 전 과정에서 보안성을 강화한 ‘LG 쉴드’를 ‘씽큐 온’에 적용해 고객의 AI홈을 철저하게 보호한다. LG쉴드는 소프트웨어(SW)의 모든 측면을 고려한 체계적인 프로세스와 기술을 기반으로 제품과 데이터를 항상 안전한 상태로 보호하는 LG전자의 보안 시스템이다. LG쉴드는 개인정보 등 민감 정보를 암호화해 분리된 공간에 안전하게 저장하고, 외부에서 작동 코드를 해킹하거나 변조하지 못하게 한다. 또 실시간으로 외부 위협과 침입을 탐지하고 보호한다.
AI홈 패키지 연내 공개
LG전자는 AI홈 구현을 위해 ‘씽큐 온’과 허브와 연결하면 활용도가 높은 모션·조도 센서, 공기질센서, 온·습도센서, 도어센서, 스마트버튼, 스마트조명스위치, 스마트플러그, 보이스컨트롤러 등 IoT 기기 8종을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씽큐 온’과 IoT 기기로 구성한 AI홈 패키지 구입도 가능하다. 설치 엔지니어가 집안의 가전은 ‘씽큐 온’, IoT 기기와 연결해 고객이 바로 활용하도록 AI홈을 구성해 준다.
물론 LG전자 가전과 IoT 기기뿐만 아니라, ‘씽큐 온’에 통합된 앳홈 생태계에서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의 제품과 서비스를 연결해 고객이 원하는 대로 AI홈을 구성하고 이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궁극적으로 AI홈을 고객이 머무는 다양한 공간으로 확장한 ‘인텔리전트 스페이스’ 솔루션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상업 공간이나 모빌리티와 같은 공간에서도 제품부터 서비스까지 결합한 AI 공간 솔루션을 통해 고객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AI홈 시장 성장세도 가파르다. 해외리서치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기준 집 안에 연결이 가능한 스마트 기기를 도입한 가구는 2019년 1억9000만에서 2023년 3억6000만으로 연평균 17%씩 늘었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테크나비오는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 규모가 2023년 812억800만 달러에서 2028년 2602억3500만 달러(한화 약 361조 원)로 연평균 26.23%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최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