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코스를 설계하고, 탄생시키는 설계자에 관한 이야기를 전 시간에 거쳐서 해보았는데, 그렇다면 코스설계자가 중요시하는 코스 공략 포인트는 어떤 것이 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코스를 기획한 절대자의 시각으로 홀을 공략한다면 얼마나 효율적인 방안이 나오겠는가. 이번 시간에는 설계자가 코스 공략 시 중요하게 판단하는 사항을 알아본다. 본 칼럼은 한국의 대표적인 골프 코스 설계가인 송호 대표의 자료를 근거로 했음을 명시한다. SBS골프아카데미와 골프 유튜버 ‘레슨왕아름이’로 활동 중인 황아름 프로와 함께 골프코스 설계에 관한 이야기를 해본다.
과감한 전략과 보수적인 공략 포인트
코스 설계의 기본 공식 중 하나가 핸디캡 홀의 구성일 것이다. 마치 기본양념처럼 어려운 순위의 홀을 배치해 골퍼를 곤란하게 만드는데, 이러한 핸디캡 1에서 4번까지의 홀을 사전 파악해 철저히 보수적인 공략을 해야 한다. 3온(on) -2퍼트(putt)를 염두에 두고 무리한 플레이를 지양하면서 파나 보기로 마무리 지을 판단을 해야 한다. 특히 파3은 벙커를 회피해 돌아가는 것이 좋고, 미들홀도 세컨샷으로 무리한 파온 보다는 레이-업이 현명할 때가 많다. 반면 ‘넓고, 짧고, 쉬운’ 홀에서는 과감한 전략을 세운다. 말 그대로 몇 타 줄인다는 생각으로 공략하며 OB와 해저드 등의 리스크가 적은 만큼 핀을 직접 공략도 할 만하다. 다만 짧은 파4 홀은 티샷을 꼭 드라이버로 멀리 보내려는 것보다 세컨샷 거리를 계산하고 그만큼 티샷을 보내는 것이 좋다.
유혹에 빠지지 않는다
코스에서 호기롭게 벙커를 넘기거나 직접 공략할 때가 있다. 마음은 최선의 샷을 그리지만, 현실은 벙커에 박힐 때가 대부분이다. ‘모든 샷은 벙커를 피해서 한다’는 골퍼가 지켜야 할 명제다. 벙커에 빠졌을 때 제대로 빠져나올 확률(Sand Save)은 프로골퍼의 경우 50%, 보기 플레이어는 20%가 되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다. 또 페어웨이 벙커나 그린사이드 벙커에 빠졌을 때 그 홀의 최종 스코어는 프로가 파 아니면 보기, 보기 플레이어는 보기에서 더블 파까지 나온다 하니 회피가 답이다. 워터해저드는 보기 플레이어 이상이라면 해저드를 (캐리로) 넘기겠다는 생각은 접고 될 수 있는 한 ‘레이-업'하는 방안을 찾는다. 이렇듯 홀의 유혹에 빠지면 안 되는데, 특히나 도그레그 홀에서의 쇼트커트 벙커라든지 캐리로 그린온을 유도하는 트러블 상황은 짧은 홀의 함정이다. 항상 실수는 방심하는 마음과 트라우마로 인한 걱정에서 기인한다.
그린 체크는 공략의 첫걸음
퍼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그린의 스피드(Speed)와 볼의 휘어짐(Break)이다. 본격적인 라운딩 전 연습그린에서 볼을 굴러보는 퍼팅연습을 하는 것은 코스에서 그날의 그린스피드를 체크하기 위함이다. 또 첫 홀의 퍼팅이 중요한 이유는 그날의 전체적인 그린 컨디션을 판단하고 퍼팅 전략을 빠르게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린에 접근하게 될 때 전체적인 업-다운(up-down)을 파악하면서 물이 빠지는 방향을 체크한다. 근 맥락에서 볼이 흐르는 방향을 알 수 있게 된다. 볼쪽에서 핀 방향을 보고 휘어질 곳(Break)을 확인하고, 반대로 핀쪽에서 볼 방향을 바라보고 확인한다. 퍼팅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전략은 1퍼팅으로 핀에 가까이 붙이고, 다음 퍼팅으로 마무리하는 2퍼팅 방법이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3퍼팅’을 안 하는 전략이 가장 좋은 퍼팅이다. 즉, 스피드를 중요시해 큰 실수 없이 홀을 마무리하는 것이 현명한 퍼팅의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