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기 극복과 지속적인 발전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모든 산업 부문의 선도적 위치를 점하는 중견기업의
자발적인 혁신 의지와 역량 강화를 뒷받침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리치가 한국중견기업연합회와 한국중견기업학회가 공동 개최한 전문가 좌담회를 자세히 소개한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와 한국중견기업학회는 지난 2월 10일 공동 개최한 전문가 좌담회에서 이홍 광운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등 참석자들은 한국 경제 재도약을 위한 중견기업 육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현장의 필요에 따른 개별 정책의 신속하고 유연한 추진은 물론 경영의 핵심 기반인 전망을 가능케 할 안정적인 법·제도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특히 중견기업 육성 정책의 법적 기반인 ‘중견기업 특별법’을 애초 2024년 7월 일몰되는 한시법으로 만든 것은 문제라면서 어렵게 구축해 온 중견기업의 성장 기반이 와해하지 않도록 올해 안에 반드시 상시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중견기업 특별법이 일몰되면 중견기업 인용 법률과 지원 특례 60여 개가 폐지된다.
참석자들은 전략이 제조업 분야에 다소 치중돼 있다면서 도소매, 건설, 운수 등 비제조업 중견기업 비중이 전체 중견기업의 63.7%에 달하며 종사자의 60.4%, 매출의 49.7%를 차지하는 만큼 비제조업 분야 중견기업 대상 지원책이 확대돼야 한다고 밝혔다.
좌장을 맡은 이홍 교수는 “제조업과 물류업의 하이브리드를 통해 여러 분야에서 시너지를 내는 기업이 많다”면서 “중견기업의 경쟁력을 문화와 서비스 분야 등으로 확대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다양한 부처 간 정책 협력을 더욱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번 좌담회는 지난 1월 16일 산업부가 발표한 ‘중견기업 성장 촉진 전략’의 성공적인 실행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호준 중견련 상근부회장, 이홍 광운대학교 교수, 권종호 한국중견기업학회 회장, 김지환 한국상사판례학회 회장, 양준석 한국규제학회 회장, 박정무 기보스틸 부사장이 참석했다.
‘전략’은 2030년까지 중견기업 수 1만 개, 수출 200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는 윤석열 정부의 첫 번째 중견기업 육성 정책 패키지다. 글로벌 진출과 공급망 안정화, 디지털 전환 변화 대응, 성장사다리 확충 등 중견기업에 4대 전략적 역할을 부여하고 자발적 혁신과 도전을 유도하는 전 주기적 지원 체계와 성장 촉진형 인프라를 구축하는 내용이 골자다.
2030년 중견기업 수 1만 개·수출 2000억 달러
권종호 중견기업학회 회장은 “15대 핵심 산업을 중심으로 중견기업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은 바람직하다”며 “유망 중소기업을 선발해 중견기업으로의 진입 속도를 높이는 지원 트랙 운영 계획은 2030년 중견기업 수 1만 개, 수출 2000억 달러 목표 달성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했다.
권 학회장은 “전 주기적 지원 체계 구축의 목표를 중견기업의 자발적 혁신과 도전을 유도하는 데 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면서 “특히 자금 조달 방안으로 제시된 중견기업 도약 지원 펀드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빠른 자금 회수를 위한 세컨더리 펀드를 조성하고, 코스닥 또는 코넥스 시장에 중견기업 전용 시장을 개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환 상사판례학회 회장은 “고용과 수출의 핵심인 중견기업의 성장은 국가 경제 전반의 발전과 직결된다”면서 “모든 경영 활동의 근간이 되는 자본의 효율적인 순환 체계를 구축해 적극적인 혁신 노력을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학회장은 “2021년 중견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자금조달 방법으로 내부 유보 자금 68.8%, 시중은행 차입 21.4%, 정부 정책 자금 활용이 2.0%이며 가장 효율적인 IPO 비율은 0.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종류 주식 활용, 통합적인 보조 전문기관 설치 등 자본시장법상 각종 규제는 물론 IPO 이후 기업 매수 대상이 될 우려를 해소해 더욱 적극적인 기업 활동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불합리한 규제 제거된 경영 환경 조성”
양준석 규제학회 회장은 “경제의 활력을 높이고 잠재성장률을 회복해 미래를 대비하려면 무엇보다 중견기업이 기업 성장의 가교로서 충분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중견기업의 잠재력을 억누르지 않는 법과 제도, 무엇보다 기업을 경영할 의지를 꺾는 불합리한 규제가 일소된 경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빠른 해법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박정무 기보스틸 부사장은 “중견기업 성장 촉진 전략은 신사업 추진, 인재 확보 등 중견기업 현장의 생생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지원 전략과 실행 방법으로서 큰 의의가 있다”면서 “기업 스스로의 혁신 노력과 민간 자본의 과감한 투자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중견기업과의 긴밀한 대화를 바탕으로 관련 제도를 조속히 정비하고, 무엇보다 정책의 현장 수용성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라고 했다.
박 부사장은 “특히 중견기업의 신산업 진출을 뒷받침하기 위한 중견기업 도약 지원 펀드의 실효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민간 자본과 기업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세제 혜택, 인센티브 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호준 중견련 상근부회장은 “중견기업은 높은 경제 기여도와 별개로 디지털 전환, ESG, 공급망 재편 등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혁신의 주체이자 미래 한국 경제의 견인차”라면서 “중견기업 성장 촉진 전략의 실효성을 극대화하려면 반도체,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배터리 등 제조업 위주의 중견기업 15대 핵심 산업은 물론 여타 분야 중견기업의 자발적, 혁신적 투자를 유도할 전략적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한편, 법령 개정 작업과 예산 확보 등을 통해 전략의 많은 계획이 제대로 실천될 수 있도록 각계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상근부회장은 “중견기업 도약 지원 펀드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민간 투자 유인을 확대하고, 중견기업 현장의 의견을 바탕으로 정부와 긴밀히 소통해 정책 실효성을 제고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중견 기업계와 학계는 물론 경제 성장의 대의 아래 여야가 공감하는 중견기업 특별법의 상시법 전환을 서둘러 이뤄냄으로써 중견기업 성장의 안정적인 법적 토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했다.
최상훈 기자